PC & Tablet

저가형 윈도우 2in1 노트북 후기 (넷북과 노트북, 태블릿의 차이)

Admin 2021. 10. 11. 01:41

윈도우가 돌아가는 휴대용 전자기기 크게 노트북과 태블릿으로 나뉩니다. 노트북에서 키보드를 떼버리고 터치스크린을 탑재해 휴대성을 강조한 게 태블릿. 그리고 넷북은 휴대성과 성능 면에서 노트북과 태블릿 중간 정도에 위치한 기기입니다. 일반적으로 기기의 성능은 태블릿 < 넷북 < 노트북, 휴대성은 노트북 < 넷북 < 태블릿 순으로 좋아집니다.(예외는 당연히 있습니다. M1칩 박은 아이패드 프로라던지..)

 

아래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노트북은 문서작업, 코딩, 그래픽작업, 게임 등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고사양 기기입니다. 필자도 집에 따로 데스크탑을 두지 않고 노트북들로 모든 작업을 합니다. 통상 13.3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며 CPU는 못해도 인텔 펜티엄 이상은 달려있어야 합니다.

 

태블릿은 문서작업, 영상시청 등 비교적 간단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휴대용 기기입니다. 이쪽 업계는 애플(=아이패드)의 점유율이 압도적입니다.(30퍼 이상) 그래서 윈도우 태블릿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제가 알고있는 건 중국 업체(샤**)들이 만드는 가성비 태블릿 정도? 인텔 CPU 최하위 라인업인 아톰 시리즈가 주로 탑재됩니다.

 

넷북은 노트북과 태블릿 중간 쯤에 있습니다. 태블릿과 달리 키보드가 붙어있지만(터치는 옵션) 용도는 태블릿과 같습니다. CPU는 인텔 아톰 시리즈나 셀러론 정도? 둘다 펜티엄보다 급이 낮은, 저사양 PC 전용 CPU입니다.

 

넷북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윈도우가 돌아가는 가장 저렴한 기기라서 일 겁니다. 대부분의 태블릿은 iPad OS나 안드로이드 같은 모바일 운영체제를 탑재합니다. 가볍고 빨라서 좋지만 포트의 확장성 부족(특히 아이패드), 한글 같은 윈도우용 프로그램의 부재가 발목을 잡습니다. 요컨대 태블릿은 노트북이나 데탑 대용으로 절대 못씁니다.(윈도우 태블릿도 있지만 넷북이랑 가격 똑같음)

 

하지만 넷북은 태블릿과 비슷한 가격대에 윈도우가 깔리고, 생김새도 노트북처럼 생겼습니다. 비싼 노트북 대용으로 막 굴릴만한 기기는 넷북이 적격이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멀리 가거나 할 때 노트북 대신 들고다니려고 20~30만원 대 넷북을 하나 구매해서 3년째 쓰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넷북을 쓰면서 느낀 장단점을 정리해보면

 

넷북의 장점

- 윈도우

유일한 존재의의. USB로 파일을 옮긴다거나 한글 파일을 수정하는 등 제한적으로 노트북 대신 쓸 수 있습니다. 

 

단점

- 느림

후술

 

- 뜨거움

앞서 말했듯이 저사양/저발열 CPU를 탑재하여 팬리스 구조인 경우가 많습니다. 근데 말이 저발열이지 금방 뜨끈뜨끈해져서 잡고 있기 힘드네요.

 

- 기본용량 적음

만약 32GB짜리 넷북이라면 일단 무조건 걸러야 합니다. 용량이 모자라서 윈도우 버전 업데이트(레드스톤 이런거)가 안되는 수준.

 

- 스토리지 확장 안됨

메모리는 온보드에 추가 슬롯은 없고 microSD카드 슬롯은 가끔 있지만 파일 전송 속도가 느려서 아무 쓸모 없습니다.

 

- 크기

휴대용 기기는 맞는데 들고다니기 불편한 건 노트북이랑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오히려 요즘 나오는 1kg 미만 ~에어로 들이 갖고 다니기 더 편할겁니다.

 

그래도 불편한 부분들은 가성비니까 감수하고 쓸 수 있다 쳐도

넷북의 가장 큰 문제는 느리다는 겁니다.

 

아까 말했듯이 넷북은 아톰, 셀러론 같은 하위 라인업 CPU를 탑재합니다. 하급 CPU라고 해서 사실 그렇게 저사양인 건 아닙니다. CPU 성능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때문에, 하위 라인업이라 해도 몇 년 전에 나온 상위 라인업 CPU들보다 이론상 성능은 더 좋습니다. 싸고 좋게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는데 일부러 엉성하게 만들 이유는 없죠. 하지만 저렴한 하급 CPU 성능이 최신 중상급 CPU를 따라잡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값싼 CPU로 수요가 몰리면 인텔은 돈을 못벌죠.

 

그래서 CPU도 소위 급 나누기에 들어갑니다. 가령 SSD 지원 옵션은 중상급 CPU에만 들어갑니다. 그럼 지원이 빠진 하급 CPU들은 원가도 절감되고, 빠른 스토리지(SSD)를 못쓰니까 느려서 (넷북이 아니고선) 사람들이 잘 안쓰겠죠. 그래서 노트북 제조사들은 비싸도 펜티엄 이상급 CPU를 사갑니다.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넷북이 느린 이유는 결국 스토리지 때문입니다. 넷북의 메모리는 보통 eMMC를 사용합니다. eMMC는 본래 세탁기 같은 임베디드 시스템에 쓰려고 만든 저전력/저발열 메모리입니다. 임베디드 기기들은 오래 켜져있어야 하기 때문에 eMMC는 안정성이 높게 설계됬지만 대신 속도가 느립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eMMC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리소스 많이 안먹는 모바일 운영체제를 쓰니까 솔직히 여기까진 eMMC로 커버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근데 저사양 노트북에 eMMC를 단 넷북이 등장하니 문제가 생겼습니다. 애초에 윈도우는 데스크탑용 무거운 OS인데 그걸 임베디드용 메모리에 얹어놓으니 제 속도가 나올리가 없죠.

 

eMMC 대신 SSD 달면 빠르고 잘팔리겠네. 싶겠지만 그게 마음대로 안됩니다. 넷북 제조사들이 eMMC를 쓰는 건 원가 절감 차원도 있지만, CPU가 eMMC밖에 인식을 못하기 때문도 있습니다. 가령 제가 쓰는 인텔 아톰 베이트레일 CPU는 eMMC 4.5까지만 지원합니다.(최신 5.1) 하판을 뜯어서 신형 SSD로 교체해주고 싶어도 읽기속도가 150mb/s를 못넘는 구식 메모리밖에 인식을 못하는 겁니다.

 

 

포스팅하는 김에 디스크 성능 마크를 해봤습니다.

 

 

감이 안오시는 분들을 위해 제가 포스팅을 적고 있는 노트북에서도 똑같이 돌려봤습니다. 

속도가 많게는 25~30배까지 차이가 나네요

 

 

디스크 정보라도 볼려고 했는데 역시 eMMC는 뜨지도 않습니다.

 

결국

eMMC는

a. 수치상 낼 수 있는 최대 속도도 매우 낮을 뿐만 아니라

 

b. 병렬 구조라 읽기/쓰기 동시에 불가능하고

- 쉽게 말해서 읽기가 끝나야 그 때부터 쓰기 시작. UFS나 SSD는 동시에 가능

 

c. CPU와 연결하는 레인(PCIe)의 수도 적어서

- 쉽게 말해서 SSD는 데이터가 왕복 8차선 타고 가는데 eMMC는 1차선

 

느립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1. 노트북 대용으로 넷북을 알아보고 있다면 돈 조금 더 보태서 노트북을 사라

차라리 HP 같은 데서 만든 가성비 노트북(i3~i5급, 특가 40 이하)이 훨씬 낫습니다.

 

2. 노트북, 데탑과 함께 쓸 넷북을 알아보고 있다면 그냥 태블릿을 사라

노트북 옆에 넷북 두고 써봤는데 결국 안쓰게 됩니다.

차라리 용도구분 확실하고 들고다니기 더 편한 태블릿이 낫습니다.(필자도 넷북 치우고 아이패드+노트북 쓰는 중)

 

3. 그래도 넷북을 꼭 사야겠다면 SSD 확장 옵션이 있는 걸로 사라

아마 없겠지만 그게 아니면 도저히 넷북을 살 이유가 없다.

 

 

 

세상에 이유없이 비싼 전자기기는 있어도 이유없이 싼 경우는 없습니다.

넷북이 싼 건 맞지만 실제 활용도는 그 값만큼도 안되는 것 같네요.

 

그건 가성비가 아닙니다!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지 생각해보고 그래도 넷북을 사야겠다 싶으면 제발 노트북을 사세요.